
1. 사실관계
가.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6. 4. 21.부터 원고의 2011 내지 2014 사업연도 법인제세 통합조사(이하 ‘이 사건 조사’라고 한다)를 실시하던 중 원고에게 조세포탈 혐의가 있다고 보아 2016. 7. 21. 조사유형을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고, 조사범위를 2015 사업연도까지로 확대하였다.
나.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6. 8. 29. 이 사건 조사를 종결한 다음, 원고가 2011 내지 2015 사업연도에 가공의 공사원가를 계상하고, 해외공사 수입금액을 신고 누락하였으며, 유가증권 손상차손을 손금에 잘못 산입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16. 9. 13. 원고에게 위 각 사업연도의 법인세 등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서면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세무조사결과통지’라고 한다).
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세무조사결과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이 지나기 전인 2016. 10. 4. 원고에 대하여 2011 내지 2015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가산세 포함)를 증액경정․고지하였다가, 조세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그 일부를 감액경정·고지하였다(당초 처분 중 위와 같이 감액되고 남은 부분을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고 한다).
라. 한편,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원고의 대표이사 등이 2011 내지 2015 사업연도에 가공의 공사원가를 계상하고 해외공사 수입금액을 누락하여 원고의 법인세를 포탈한 행위 등에 대하여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6. 9. 26. 원고에게 벌금 상당액 등을 납부할 것을 통고하였다가 2016. 10. 10. 납부액을 변경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고처분’이라고 한다).
2.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에서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의 효력범위(통고처분이 있었다는 이유로 해당 과세단위 전체에 대해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부과처분의 위법 여부)이다.
3. 대상 판결의 요지(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두45968 판결)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1)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1조의15 제1항 본문 및 제1호는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서면통지(이하 ‘세무조사결과통지’라고 한다)를 받은 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지를 한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에게 통지 내용의 적법성에 관한 심사(이하 ‘과세전적부심사’라고 한다)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받은 세무서장․지방국세청장 등은 각각 국세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을 하고 그 결과를 청구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구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8항의 위임에 따른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3조의14 제4항 본문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받은 세무서장․지방국세청장 등은 그 청구부분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이나 경정결정을 유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전구제절차로서 과세전적부심사 제도가 가지는 기능과 이를 통해 권리구제가 가능한 범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 경위와 취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 침해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통제 방법과 더불어,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소송절차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준수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구 국세기본법 등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무조사결과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만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그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이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 대법원 2020. 12.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 등 참조).
2) 한편 과세전적부심사제도는 과세처분 이전의 단계에서 납세자의 주장을 반영함으로써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마련된 사전구제절차이기는 하지만, 국세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한 경우에는 이를 생략할 수 있는 등 과세처분의 필수적 전제가 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납세자에게 신용실추, 자력상실 등의 사정이 발생하여 납기전징수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조세징수권의 조기 확보를 위하여 그 대상이나 심사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두19713 판결 참조). 이에 따라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은 각 호에서 납세자가 가지는 절차적 권리의 침해를 용인할 수 있는 일정한 사유로서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제2호에서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이하 ‘이 사건 예외조항’이라고 한다)를 들고 있다. 그리고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4항 단서는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각 호에서 규정한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거나 같은 조 제7항에 따른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세무조사결과통지의 내용 중 이 사건 통고처분의 대상이 된 부분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 사건 예외조항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앞서 본 과세전적부심사제도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 이 사건 예외조항의 문언과 취지,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 및 효력에 관한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세무조사결과통지의 내용 중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구체적으로는 ① 본세 중 일반과소신고가산세가 적용된 부분, ② 일반과소신고가산세, ③ 본세 중 일반과소신고가산세가 적용된 부분과 관련한 납부불성실가산세)에 대해서는 이 사건 예외조항에 따른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른 통고처분은 조세범칙행위에 대해 그와 관련된 포탈세액 등을 기준으로 벌금상당액 등을 산정하며(「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4항, 「조세범 처벌절차법 시행령」 제12조 제2항 [별표] 벌금상당액 부과기준), 통고처분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된 해당 조세범칙행위 자체 및 그 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칙행위로 한정된다(「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3항,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2249 판결 참조).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라 조세범칙사건에 대한 고발이 있는 경우에도 그 고발의 효력은 고발의 대상이 된 해당 조세범칙행위 자체 및 그 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칙행위에 한하여 미치고, 고발장에 기재된 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다른 범칙행위에 대해서까지 미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도5650 판결 참조). 그렇다면, 납세자가 받은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 중 그 일부에 대하여 과세관청이 조세포탈 등 조세범칙행위가 인정된다고 보아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라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더라도 그 효력은 고발장 또는 통고서에 기재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미치므로,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 중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이 사건 예외조항이 규정한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과세전적부심사는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의 적법성을 심사의 대상으로 한다(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1항). 구 국세기본법 시행규칙(2019. 3. 20. 기획재정부령 제7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는 ‘세무조사결과통지는 별지 제56호 서식의 세무조사 결과통지서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서식은 세무조사 항목별 조사 결과를 ‘세무조사 결과통지서’에 첨부하도록 기재하고 있다. 그리고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7항은 ‘세무조사결과통지를 받은 자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고 통지받은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기에 결정하거나 경정결정해 줄 것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의 일부에 대해서만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것이 가능함을 전제로 한 규정이다. 그렇다면, 세무조사결과통지의 내용 중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여 그 적법성을 심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3) 2010. 12. 27. 법률 제10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는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조세범칙사건을 조사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었는데, 2010. 12. 27. 법률 제10405호로 국세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위 조항의 문언이 이 사건 예외조항과 같이 변경되었다. 그 개정취지는 조세범칙사건을 조사한 결과 무혐의 등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지 않는 경우까지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원심과 같이 이 사건 예외조항의 적용 여부를 과세단위를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수 개의 조세범칙행위 중 일부 범칙행위에 대해서만 고발 또는 통고처분이 이루어지고, 나머지 범칙행위에 대해서는 무혐의 등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과세관청은 고발 또는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범칙행위와 관련된 과세단위 전체에 대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게 되어 이 사건 예외조항의 개정취지에 반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세무조사결과통지의 내용 중 이 사건 통고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 사건 예외조항에 따른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이 사건 예외조항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대상 판결에 대하여
가. 과세전적부심사 관련 법리
(1)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두52326 판결은 국세청 훈령인 구 과세전적부심사사무처리규정 제5조 제6호에서 모법의 근거 없이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에 따른 과세전적부심사 배제 사유의 하나로 ‘감사원 감사결과 처분지시 또는 시정요구에 따라 고지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었는데, 과세관청이 위 훈령에 근거하여 과세예고통지를 하지 아니한 채 과세처분을 한 사안에서,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소송절차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모든 국가작용 전반에 대하여 적용되며,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적법절차의 원칙은 마찬가지로 준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911 판결).’고 전제한 뒤, ‘구 국세기본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과세예고 통지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거나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관청이 법령이 아닌 국세청 내부의 훈령을 근거로 과세처분에 앞서 필수적으로 행하여야 할 과세예고 통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과세처분을 하였다면 그 부과처분은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라고 판결하였다.
(2)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은 과세예고통지 이후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하기도 전에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을 한 사안에서(피고가 2013. 6. 25. 원고에게 선급금 중 2010. 3. 17.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6,491,687,500원을 소외 1에 대한 배당으로 소득처분하여야 함에도 이를 누락하여 위 배당소득에 관한 원천징수세액을 고지할 예정이라는 내용으로 과세예고 통지를 하고, 2013. 7. 10. 원고에게 위 6,491,687,500원을 소외 1의 배당소득금액으로 한다는 내용의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는데, 원고가 2013. 7. 22. 서울지방국세청장에게 위 과세예고통지에 관하여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2013. 9. 12. 원고의 과세전적부심사청구에 대하여 불채택결정을 한 사안), 위 2015두52326 판결과 마찬가지로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은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전제한 뒤, ‘국세기본법 및 국세기본법 시행령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예고 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만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하여 위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을 당연무효의 처분이라고 판시하였다.
(3)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두57490 판결은 과세관청의 과세예고통지에 대해 청구한 과세전적부심사 진행 중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하였다는 이유로 그 결정이 나기 전에 과세관청이 부과처분을 한 사안(대구지방국세청장이 원고에 대한 2005 내지 2009 각 사업연도 귀속분 법인세 등에 대한 정기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2010. 11. 30. 원고에 대하여 위 각 사업연도 귀속분 법인세 과세예고통지를 하였고, 이에 원고가 2010. 12. 29. 국세청장에게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위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심리가 계속중이던 2011. 3. 22. 위 각 법인세 중 2005 사업연도 귀속분의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2005 사업연도 귀속분 법인세 20,820,170,520원을 부과ㆍ고지한 사안)에서, ‘사전구제절차로서 과세전적부심사 제도가 가지는 기능과 이를 통해 권리구제가 가능한 범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 경위와 취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 침해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통제 방법과 더불어,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소송절차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준수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두52326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하여 보면, 구 국세기본법 및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예고 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만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그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전제한 다음,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4항 단서에서 과세전적부심사의 청구에 대한 결정을 하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한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3호에서 말하는 ‘국세부과 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인지의 판단 기준일은 ‘과세처분일’이 아니라 ‘세무조사 결과 통지 및 과세예고 통지를 하는 날’인데, 원고가 피고로부터 2005 사업연도 법인세에 관한 세무조사 결과 통지 및 과세예고 통지를 받은 2010. 11. 30.부터 이 사건 과세처분의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인 2011. 3. 31.까지의 기간이 3월을 초과함은 역수상 분명하므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3호에서 정한 예외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 사건 과세전적부심사의 청구에 대한 결정을 하기도 전에 원고에 대하여 2005년 법인세 20,820,170,520원(가산세 포함)의 부과처분을 한 것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4)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은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한 경우 고발대상이 되지 아니한 소득금액변동통지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사전구제절차로서 과세전적부심사 제도가 가지는 기능과 이를 통해 권리구제가 가능한 범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 경위와 취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 침해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통제 방법과 더불어,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소송절차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준수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구 국세기본법 등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무조사결과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그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할 것(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 참조)’이라고 전제한 뒤, ‘과세관청의 익금산입 등에 따른 법인세 부과처분과 그 익금 등의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각각 별개의 처분이므로, 과세관청이 법인에 대하여 세무조사결과통지를 하면서 익금누락 등으로 인한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포탈한 법인세에 대하여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의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지,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와 관련된 조세포탈에 대해서까지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인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기 전이라도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할 수 있는 다른 예외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관청은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기 전에 납세자인 해당 법인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세무조사결과통지가 있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또는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이루어진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비록 소득세법 시행령 제192조 제1항에서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법인소득금액을 결정 또는 경정할 때 그 결정일 또는 경정일부터 15일 내에 배당·상여 및 기타소득으로 처분된 소득금액을 소득금액변동통지서에 의하여 해당 법인에게 통지하도록 정하였더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거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521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두9537 판결 등).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2020. 6. 9. 법률 제17354호로 개정된 현행 국세기본법 제81조의 15 제3항 제2호)는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유의 하나로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에 해당되는지 여부의 판단기준이 무엇인지가 문제이다.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되는 납세자를 기준(인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납세자에 대한 처분을 기준(처분별 기준)으로 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다. 예를 들면, 과세관청이 납세자인 A법인에 대하여 법인세, 부가가치세, 원천징수 근로소득세 등 수개의 처분을 하고 그 중 법인세에 대해서만 조세포탈로 고발한 경우 납세자를 기준으로 하면 A법인은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받지 아니한 부가가치세, 원천징수 근로소득세처분까지 모두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된다.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에 해당되는지 여부의 판단기준은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제도의 도입취지를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과세예고통지는 과세관청이 조사한 사실 등의 정보를 미리 납세자에게 알려줌으로써 납세자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하여 과세전적부심사와 같은 의견청취절차에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자신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처분의 사전통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과세처분 이후에 행하여지는 심사ㆍ심판청구나 행정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효율적인 구제수단으로 미흡한 측면이 있다는 점과 대비하여 볼 때, 과세전적부심사 제도는 과세관청이 위법·부당한 처분을 행할 가능성을 줄이고 납세자도 과세처분 이전에 자신의 주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적 구제제도의 성질을 가진다. 이러한 과세예고 통지와 과세전적부심사 제도는 1999. 8. 31. 법률 제5993호로 국세기본법이 개정되면서 납세자의 권익 향상과 세정의 선진화를 위하여 도입되었는데, 과세예고 통지를 받은 자가 청구할 수 있는 과세전적부심사는 위법한 처분은 물론 부당한 처분도 심사대상으로 삼고 있어 행정소송과 같은 사후적 구제절차에 비하여 그 권리구제의 폭이 넓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두52326 판결).
위와 같은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배제하는 예외사유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점에서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는 납세자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처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동일한 납세자에 대한 처분이라고 하더라도 그 중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된 처분을 제외한 나머지 처분에 대해서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5)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두52689 판결은 과세예고통지 없이 한 소득금액변동통지가 무효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원고가 사내이사인 소외인으로부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였다고 보고, 원고에게 주식의 매수가격과 시가와의 차액을 소외인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하는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한 사안)에서,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의15 제1항 제2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세예고통지를 받은 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그 통지 내용에 대하여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2017. 2. 7. 대통령령 제278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3조의14 제2항은 제3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세예고통지”의 하나로 “납세고지하려는 세액이 100만 원 이상인 과세예고통지”를 들고 있다. 한편 구 국세징수법(2019. 12. 31. 법률 제168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은 “세무서장은 국세를 징수하려면 납세자에게 그 국세의 과세기간, 세목, 세액 및 그 산출 근거, 납부기한과 납부장소를 적은 납세고지서를 발급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원천징수의무자인 법인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납세의무를 확정하는 효력이 있다는 점에서 부과고지의 효력을 갖는 납세고지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소득처분의 내용 중 법인의 원천징수의무 이행과 관련된 사항을 기재하여 원천징수의무자에게 통지하는 것으로서(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15800 판결 참조), 과세관청이 세금을 징수하기 위하여 세액 등 세금의 납부와 관련된 사항을 법정의 서류(납세고지서)로 납세자에게 알리는 납세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2항 제3호가 정한 ‘납세고지’에 ‘납세고지와 유사한 성격을 갖는 것’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조세법규에 대한 엄격해석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즉,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나 법인세의 납세의무를 확정하는 효력은 있으나, 소득금액변동통지를 국세징수법의 ‘납세고지’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의15 제1항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대상으로 ① 국세기본법 제81조의12에 따른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서면통지와 ②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세예고통지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2017. 2. 7. 대통령령 제278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의14 제2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세예고통지”를 ① 세무서 또는 지방국세청에 대한 지방국세청장 또는 국세청장의 업무감사 결과(현지에서 시정조치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라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하는 과세예고통지(제1호), ② 세무조사에서 확인된 해당 납세자 외의 자에 대한 과세자료 및 현지 확인조사에 따라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하는 과세예고통지(제2호), ③ 납세고지하려는 세액이 1백만원 이상인 과세예고통지(제3호)로 규정하고 있다.
과세전적부심사제도는 과세처분 이후의 사후적 구제제도와는 별도로 과세처분 이전의 단계에서 납세자의 주장을 반영함으로써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마련된 사전적 구제제도로서(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두19713 판결) 과세관청이 위법ㆍ부당한 처분을 행할 가능성을 줄이고 납세자도 과세처분 이전에 자신의 주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적 구제제도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두52326 판결). 여기에서 소득금액변동통지가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2항 제3호(2020. 12. 29. 법률 제17758호로 개정된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1항 제3호)에 해당되는지가 문제된다.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거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521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두9537 판결 등), 법규 상호 간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 취지 및 목적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 해석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두187 판결,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6다212722 판결 등).
국세기본법과 국세징수법 등 관련 법률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받은 법인이 그 통지에 따른 원천징수와 납부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세관청은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따른 징수처분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소득금액변동통지와 징수처분의 관계에 대하여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소득처분과 그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가 있는 경우 원천징수의무자인 법인은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받은 날에 그 통지서에 기재된 소득의 귀속자에게 당해 소득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의제되어 그때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의 납세의무가 성립함과 동시에 확정되므로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징수의무자인 법인의 납세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과세관청의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원천징수의무자인 법인이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의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에 따라 과세관청이 하는 납세고지는 확정된 세액의 납부를 명하는 징수처분에 해당하므로 선행처분인 소득금액변동통지에 하자가 존재하더라도 당연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후행처분인 징수처분에 그대로 승계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과세관청의 소득처분과 그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가 있는 경우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의 납세의무에 관하여는 이를 확정하는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대한 항고소송에서 다투어야 하고, 소득금액변동통지가 당연무효가 아닌 한 징수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에서 이를 다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09두14439 판결 등). 따라서 과세관청이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대한 과세예고통지를 하지 아니하고 징수처분에 대한 과세예고통지를 하는 경우 법인은 소득금액변동통지가 당연무효가 아닌 이상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나 법인세의 납세의무에 대해서는 사전에 다툴 방법이 전혀 없다.
한편, 과세관청이 법인에게 과세예고통지가 아니라 세무조사결과통지를 하는 경우 법인은 세무조사결과통지에 포함된 소득금액변동통지(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1호), 업무감사에 따라 과세하거나 세무조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조사대상자 외의 자에 대한 과세자료 및 현지 확인조사에 따라 과세하는 경우(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 같은 조 제1항 제1호, 제2호)에는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1항과 제2항에 열거된 사유 이외의 경우에는 동일한 내용의 소득금액변동통지임에도 불구하고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가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위 2020두52689 판결도 밝힌 바와 같이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납세의무(과세표준과 세액)를 확정하는 효력이 있다는 점에서 단지 소득금액변동통지가 이루어진 경위와 절차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대상인지 여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고 불합리하다.
위에서 본 과세전적부심사 제도의 입법취지, 합목적적 해석의 원칙, 소득금액변동통지와 징수처분의 관계, 소득금액변동통지의 성격과 효력 등을 종합하여 보면,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징수의무자에게 ‘납세고지하려는 세액’을 사전에 알려주고 이를 확정하는 효력을 가진 통지이므로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액이 1백만원 이상인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2항 제3호 소정의 ‘납세고지하려는 세액이 1백만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6)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1두37748 판결은 OO지방국세청장이 원고에게 2010 내지 2016 사업연도에 대한 세무조사에 따른 세무조사결과통지를 하는 한편, 원고의 조세범칙행위에 대해 통고처분을 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조세범칙행위가 있었으므로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예외사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세무조사결과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이 지나기 전에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구 국세기본법과 구 국세징수법상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국세를 포탈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될 때’의 의미와 관련하여,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1호 및 구 국세징수법 제14조 제1항 제7호에 따른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인 ‘국세를 포탈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될 때’라 함은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할 만한 객관적인 상황이 드러나는 납세자의 적극적인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납세의무를 조기에 확정시키지 않으면 해당 조세를 징수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등 긴급한 과세처분의 필요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전제한 다음, 피고가 이 사건 부과처분에 있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들고 있는 정황사실은 ‘원고가 과세기간인 2010년경 이중장부 작성, 관련 컴퓨터 기록 등 삭제, 신고를 누락한 매출 대금을 은닉하기 위해 정CC 등 개인명의 계좌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누락행위를 하였다.’는 것인데, 피고가 이 사건 제1, 2차 세무조사를 통하여 원고의 장부, 기록, 관련자들의 계좌 내역 등을 확보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부과처분 당시’에 원고에 대하여 과세전적부심사라는 절차적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긴급한 과세처분이 필요하여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이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위 2021두37748 판결은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와 관련하여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두52326 판결,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두57490 판결,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이 밝힌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위 2021두37748 판결은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의15 제2항 제1호, 구 국세징수법(2020. 12. 29. 법률 제1775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 제7호에서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국세를 포탈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될 때’의 의미를 처음으로 판단한 판결로서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납세자의 권리구제 범위를 확대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7) 결어
대법원은 세무조사절차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과세처분의 하자는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지 취소의 대상이 되는 위법한 과세처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반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절차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취소의 대상이 되는 위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연무효의 처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법원은 특히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절차에 위반한 과세처분의 위법성을 매우 중대하게 보고 있다.
나. 절차적 위법에 관한 최근 판례의 경향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보면, 대법원은 조세부과처분에 있어서 절차적 적법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과세관청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결해 오고 있다.
대법원은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과세관청이 법령에 따른 조사절차를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대법원은 국세기본법이 정한 세무조사대상 선정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무조사대상으로 선정하여 과세자료를 수집하고 그에 기하여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적법절차의 원칙을 어긴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하여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도 적법절차를 준수할 것을 밝혔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911 판결). 또한 대법원은 세무조사가 과세자료의 수집 또는 신고내용의 정확성 검증이라는 본연의 목적이 아니라 부정한 목적을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 그러한 세무조사에 의하여 수집된 과세자료를 기초로 한 과세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
특히 중복조사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동일 납세의무자, 동일 과세기간, 동일 세목(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에 대해 중복하여 조사를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두12062 판결). 나아가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동일 납세의무자의 특정 사업연도(과세기간) 중 일부 항목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이후 다시 동일한 사업연도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면서 종전 세무조사에서 조사한 항목을 제외하고 다른 항목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더라도 이러한 세무조사는 국세기본법에서 금지하는 중복조사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중복 세무조사에 따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두6206 판결).
위와 같이 대법원 판결로 인하여 세무조사 대상이 지나치게 제한되자 정당한 과세권의 행사를 위하여 관련 규정이 개정되었다. 즉, 2017. 12. 19. 법률 제15220호로 개정된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 제6호에 “제81조의11 제3항에 따른 부분조사를 실시한 후 해당 조사에 포함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 조사하는 경우”를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재조사로 신설하였고, 2018. 1. 1. 이후 개시하는 세무조사부터 적용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2018. 1. 1. 이후부터는 국세기본법 제81조의11 제3항에 따른 부분조사 이후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재조사가 가능하게 되었다.
다.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의 기속력 인정 여부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기속력을 갖는지 여부가 실무상 문제되는데, 과세전적부심사에는 국세기본법 제80조 제1항이 준용되지 않고, 이에 법원도 그 채택 결정이 과세관청에 대해 사실상 기속력을 가짐은 별론으로 하고, 법적 기속력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 2010. 5. 13.자 2010두2555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09. 12. 17. 선고 2006누16214 판결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결정은 과세처분 이전 단계에서의 과세관청의 행위로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두14049 판결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06. 7. 21. 선고 2005누20179 판결도 과세전적부심사청구 결정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09. 2. 26.자 2008두23207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누18696 판결은 납세자의 과세전적부심사청구가 채택되어 비과세결정이 이루어진 후에 감사원으로부터 위 비과세결정에 대한 시정을 요구받고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기속력에 반하는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의 결정에 대해 기속력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제도가 납세자의 사전적 권리보호제도로 도입된 제도라는 입법취지를 부정하는 것이고, 채택 결정을 받은 납세자를 일반적인 부과제척기간(5년) 동안 불안정한 위치에 놓이게 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것이며, 채택 결정을 한 과세관청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를 깨뜨린다는 점, 이에 더하여 대법원은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절차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과세처분을 취소 대상이 아닌 당연무효의 처분으로 판단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제도를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과 관련한 중요한 납세자보호제도로 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과세전적부심사결정에 기속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라. 남은 과제
대법원이 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부과처분을 취소한 이후에 남는 과제는 과세관청이 그러한 절차적 위법을 시정하여 재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예를 들면, 과세예고통지를 하지 아니하여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의 기회를 박탈한 채 이루어진 부과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었다고 할 때 그 이후 과세관청이 특례제척기간 내(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2항)에 과세예고 통지를 하고 부과처분을 하면 그 부과처분은 적법한 처분이 되는 것인지, 그리고 위 2016두49228 판결에서 지적된 위법절차를 시정하여 다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를 부여한 후 부과처분을 하면 그 부과처분은 하자가 치유되는 것인지 등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납세고지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을 누락하는 것과 같은 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부과처분이 취소된 경우 처분청은 다시 납세고지서의 누락사항을 기재한 고지를 하는 등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새로운 처분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두16493 판결 등). 한편, 위법한 중복조사나 세무조사선정절차상의 위법을 이유로 부과처분이 취소된 경우 과세관청이 다시 세무조사를 할 수는 없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과세관청이 새로운 부과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법하게 과세예고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위 2016두49228 판결과 같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를 박탈하고 부과처분을 한 경우 다시 절차를 거쳐 부과처분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문제이다.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의 원칙은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이유로 과세관청이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기회를 박탈하고 부과처분을 한 경우 그 부과처분은 단지 취소의 대상인 위법한 처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의 처분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이 행정처분의 하자가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위반되어 중대하고 명백하여 해당 부과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는 경우까지 다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과세전적부심사의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납세자 보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세관청은 세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하고 처분을 한 다음, 그것도 납세자가 불복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처분이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세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 동일한 내용의 처분을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납세자가 불복하지 않으면 과세관청이 세법을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와 같이 세법이 보장한 납세자의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처분이 당연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특례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없고, 따라서 새로운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마. 대상 판결의 의의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은 과세관청이 동일한 납세의무자에 대해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한 경우 고발대상이 되지 아니한 소득금액변동통지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과세관청의 익금산입 등에 따른 법인세 부과처분과 그 익금 등의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각각 별개의 처분이므로, 과세관청이 법인에 대하여 세무조사결과통지를 하면서 익금누락 등으로 인한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포탈한 법인세에 대하여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의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지,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와 관련된 조세포탈에 대해서까지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인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함으로써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는 납세의무자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처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대상 판결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라 조세범칙사건에 대한 고발이 있는 경우에도 그 고발의 효력은 고발의 대상이 된 해당 조세범칙행위 자체 및 그 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칙행위에 한하여 미치고, 고발장에 기재된 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다른 범칙행위에 대해서까지 미칠 수는 없고(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도5650 판결), 따라서 납세자가 받은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 중 그 일부에 대하여 과세관청이 조세포탈 등 조세범칙행위가 인정된다고 보아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라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더라도 그 효력은 고발장 또는 통고서에 기재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미치므로, 세무조사결과통지 내용 중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하여 과세전적부심사를 배제할 수 있는 예외사유인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2호의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였다. 대상 판결은 동일한 납세의무자의 동일 과세단위에 대한 세무조사결과통지의 경우에도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내용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대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가 배제된다는 점)을 처음으로 밝힌 판결로서 납세의무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다 강화한 데에 의미가 있다.
[ 경기매거진 = 지명신 기자 ]